[시가 머무는 정거장] 산수동 가는 길/공난숙

김인석 | 기사입력 2019/09/04 [10:42]
시가 머무는 정거장 >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시가 머무는 정거장] 산수동 가는 길/공난숙
기사입력  2019/09/04 [10:42]   김인석

산수동 가는 길

                                 공난숙

내가 보듬은 발자국이 가장 슬프네

배냇웃음 같은 물음표 달고

그곳에 가네

설렘도 눈물도 함께 번지는,

노란 고래 등을 타고 가네

낯선 얼굴들은 허공에 문자를 찍고

누군가는 가방에 그리움 담아 가네

정박지마다 부서지는 아픔도

항구마다 일그러진 파도도

마음 꺼내어 만져볼 수 없는

그림자

봉선동 해 그림자가 산수동까지

산수동 달 그림자가 봉선동까지

가방에 담아온 그 그리움이

저녁노을로 오래도록 걸쳐 있네

 

화자는 내가 보듬은 발자국이 가장 슬프다고 한다. “설렘도 눈물도 함께 번지는,/노란 고래등 타고간다고 한다. 화자의 설렘 속에는 깊은 행복이 숨어 살고, 눈물 속에는 짙게 배인 짠함이 응어리처럼 박혀 있다. 그 감정의 진폭만큼 깊은 울림을 떠메고 멀리까지 퍼져나가 메아리로 고인다. “마음 꺼내어 만져볼 수 없는/그림자그 상상의 대상이 누구일까? 사뭇 궁금해진다. 정지용 시인의 시 호수에서 "보고픈 마음/호수만 하니"의 호수는 사전적 의미가 아닌 그리움의 대상이듯이 그림자역시 그리움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봉선동 해 그림자가 산수동까지/산수동 달 그림자가 봉선동까지시인은 가방에 담아온 그 그리움이 저녁노을로 오랫동안 걸쳐 있기를 염원한다. 그리움이란 그런 것이겠다. 문학은 결국 사랑과 이별이다. 사랑과 이별 사이에 그리움은 항상 존재한다.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이 명시(名詩)로 남아 후대의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범속한 인간세계에서 사랑과 이별이 늘 함께하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인석 시인>

 

                                     김인석 시인

 



 

ⓒ e뉴스타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포토뉴스
광주 정광고 전국 고등학교 최초, 빨대사용 근절 캠페인 펼쳐
1/2
광고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시가 머무는 정거장] 산수동 가는 길/공난숙 / 김인석
'완강기'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 / 보성소방서
추석맞이 국악 공연 송편 빚기 등 문화행사 풍성 / 윤진성취재국장
우리동네 '전통시장' 지키기 / 보성소방서
김 지사, 추석 연휴 활용 유럽 4개국 순방길 / 윤진성취재국장
10일 명량대첩축제 해전 재현 리허설 / 윤진성취재국장
전남도, 추석 대이동 기간 가축 질병 차단 총력 / 윤진성취재국장
태풍 '링링' 상륙전 점검 / 보성소방서
화순군정신건강복지센터, 자살예방의 날 맞이 생명존중 문화공연 개최 / 임용기보도국장
전남 내륙, 마한 역사문화생태 관광자원화 한다 / 윤진성취재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