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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맛집 송희네 생선

기사입력 2023.01.02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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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물로 뭐가 좋을까? 송희네 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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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눈을 뜨면 바닷바람에 실려온 비릿한 생선냄새부터 맡았던 곳에서 살았다.

    마을 사람들이 중선배라는 대양으로 오고갈 수 있는 배를 갖고 있는 덕분으로진기한 생선들도 많이 구경했고 맛보았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는 생선이 먼저 떠오른다.

    왕십리에 있는 송희네 생선집으로 향했다.( 서울시 성동구 행당1동 298-34.박송희 010 2696 2654)

    왕십리는 조선시대에 궁궐로부터 십리 떨어진 곳이라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우후죽순처럼 치솟는 아파트단지 사이로 단층건물이 늘어선 행당시장이 자리한다.
    시절은 변했지만 시장 곳곳에서 소박한 사람들의 삶을 마주할 수 있었다.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니 반가운 송희네 생선 간판이 보인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주인장이 참 살갑게 손을 맞이한다.
    구들장처럼 따뜻한 자리로 안내하며 몸을 덮히라며 따뜻한 차 한잔을 내놓는다.

    모든 음식은 주인장의 정직과 정성이 좌우된다 여기에 푸짐한 인심이 더해진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주문한 상품외에도 금방구워낸 고소한 수제 김구이와 호박으로 숙성시킨 돼지갈비를 서비스로 내어준다.

    그 따뜻한 마음에 추운 겨울날 방안 아랫목, 사각 꽃보자기에 덮인 아버지의 밥 그릇이 떠올랐다.

    미리 생선을 주문해놨던 터라 박스 안에 생선이 정갈하게 포장되어 있었다.

    돔.병어.서대.조기.능성어.민어.갑오징어.문어.농어.양태.참가지미로 생선을 고루고루 맛볼 수 있게 구성해놨다.

    송희네 생선을 운영하는 박송희 대표는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다.
    그래서 그런지 생선을 보는 안목이 높고, 손질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어떤 생선을 고르고, 어떻게 손질하고 말리느냐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이 된다.포장이 되어 있어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었지만 미리 사진을 찍어두어 고객에게 내보이는 세심함까지도 맘에 든다.

    저녁 고깃집 모임에서 회원들에게 생선을 가져갈 수 있도록 소분하고 있는데 그곳에 모인 사람들도 고흥 사람들이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꼴이 되었다.

    다들 미식가에다 생선에는 나름 이력이 있고,물리도록 생선을 먹어본 사람들이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알아서 구울 것과 삶을 것을 구별하고 분류한다.

    고기를 굽던 숯불에 갑오징어와 서대를 굽고 문어는 주방에 양해를 구하고 삶아냈다.

    방금전까지도 배부르게 고기를 먹어서 후식을 먹지 못 하겠다던 사람들이보릿고개에 몰려드는 각설이들처럼 생선구이로 달려든다.

    모두가 이견없이 엄치척을 치켜세운다.

    생선을 다 꺼내놓고 금액을 말하니 다들 놀란다.
    "이렇게 좋은 생선을 이 가격에 주면 망하겠네 ㅎㅎㅎ"

    손님이 주인을 걱정해야 하는 생선집이다.
    가성비까지 좋으니 선물로 이만한 게 없겠다 싶다.

    회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직원 다섯명이 구울 만큼 많이 팔린다는 고소한 수제 김구이로 밥 한공기를 또 비워냈다.

    다음날 호박에 숙성시킨 돼지갈비를 해동을 해서 맛을 보았다.
    색깔과 고기질도 좋고 맛도 기대이상이다.
    안전성과 위생관리인증인 해썹(HACCP)까지 받았으니 품질은 말할 필요가 없다.

    건어물만 잘하는 집인줄 알았더니 돼지갈비도 잘한다.

    왜 사람들이 행당동 맛집이라 하는지 알 것 같다.

    앞으로 지인들에게 돼지갈비를 선물하는 것을 고려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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